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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솔 교사 체험기> 2023년1월 겨울방학 도쿄 2주 어학연수 관리자
2023.03.03 09:34

인솔 교사 체험기

 

소감문을 통해 아이들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였음을 확인

 

종로산업정보학교 관광일본어과 교사 안지훈

 

유난히 추웠던 날이었던 것 같다. 2022년 한 해가 저물어가던 깊은 겨울, 해외교육사업단으로부터 학생 인솔 제의를 받았다. 인솔에 관한 대략적인 설명을 듣고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선뜻 수락할 수 없었다. 나에겐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무슨 일이든 겁 없이 도전해 온 내가 이처럼 고민한 이유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중고생이 2주간 도쿄에 머물며 어학연수와 문화 탐방을 통해 일본과 일본어에 대한 열정을 확인하고, 구성원 서로 간의 유대감을 쌓아가는 과정을 통해 내적 성장을 도모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인솔자의 역량과 처세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역량과 처세술이 나에게는 부족한 것만 같았지만, 고민을 거듭한 끝에 일본어 학습자들을 위한 보람된 활동이라는 생각으로 ‘2023 겨울방학 중고생 프로그램 도쿄 2인솔자로서 참여하기로 하였다. 일본어 교사 16년차. 가장 무겁고도 의미 있는 도전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참여 학생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20.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그들과 소통하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 이번 인솔의 성패를 좌우하는 주요 쟁점이라고 생각했다. 202212242차 온라인 오리엔테이션에서 우리 아이들과 처음 소통할 수 있었는데,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고 한명 한명의 목소리를 새겨듣기 위해 노력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얼굴도 모르는 아이들과 2주라는 시간 동안 잘 지낼 수 있을까라는 나의 불안과 걱정은 점차 기대감으로 변해갔다. 이 프로그램에 출사표를 던진 우리 아이들은 일본일본어를 향한 열정이 가득했던 과거의 나와 너무나도 닮아있었다. 그렇게 우리 아이들은 특별한 존재로 다가왔다. 어쩌면 10년 후, 20년 후 나의 후배가 될지도 모를 이들에게 내 모든 열정을 쏟을 준비가 되었다.

 

‘2023 겨울방학 중고생 프로그램 도쿄 2연수 프로그램은 오전에 일본어 학교(도쿄 도내 소재)에서 일본어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도쿄의 명소 탐방을 통해 일본 문화를 몸소 경험하여 교육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식이었다.

 

시부야, 하라주쿠, 시모키타자와, 다도체험, 지브리 미술관, 신주쿠, 신오쿠보, 디즈니랜드, 요코하마(라면박물관), 오다이바, 아사쿠사, 스카이트리, 이케부쿠로, 아키하바라 등 대망의 문화 탐방 장소가 정해지자 나 자신도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 가슴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모든 준비는 순조로웠다. 출발 전날 밤, 기대와 걱정들로 잠을 이루지 못해 뒤척거리다가 새벽 4시에 책상에 앉아 일본에서의 일정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이미지트레이닝을 해보았다. 마음이 조금 진정되는 것 같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내가 잠 못 이루던 깊은 밤, 참여 학생 대부분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모두 나와 같은 마음이었으리라.

 

공항에 도착하니 일본에 간다는 실감이 났다. 코로나 이후 3년만의 일본 방문에 나 역시 긴장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상기 된 얼굴의 아이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나타내자 상상했던 것보다 더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와 표정을 숨기기 힘들었다. 몇몇 부모님은 공항까지 동행하여 아들·딸의 해외 첫 연수를 격렬히 응원해주셨다. 부모님들과 인사를 나누니 책임감이 더욱 무거워지는 듯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 일면식도 없는 서로를 어색하게 대하는 아이들을 보며 지금의 서먹함과 어색함이 2주 후에는 헤어짐의 아쉬움과 슬픔으로 변할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2주간의 추억을 모두 기록하자! 아이들의 변화, 나의 심경 변화. 모두 기록하고 또 기억하자교사로서의 삶과 참여 학생 개개인의 삶에 큰 변화를 안겨 줄 여정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나리타 공항에 도착하여 케이세이 우에노역으로 향하는 전철 안에서 2주간 일본에서 펼쳐질 즐거움에 대한 기대감으로 우리는 행복한 상상을 이어갔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 아이들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일본의 전철 갈아타기, 일본 음식점에서의 주문 등 앞으로 자신에게 닥칠 언어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오롯이 학생 자신의 몫이었다. 그 과정을 통해 얻는 소중한 교훈 역시 학생 자신의 소중한 재산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우리 일행은 케이세이 우에노역에서 홈스테이 호스트 패밀리와 만나기로 되어 있었기에 약속 시간에 맞춰서 이동하는 것이 다소 힘들었지만 모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잘 이동하여 무사히 호스트 패밀리와 조우할 수 있었다. 나를 비롯한 참여 학생 모두는 각기 다른 환경, 각기 다른 일본의 가족과 2주 간 생활하게 된다. 이는 일본 사회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자극이 될 것임에 분명했다.

 

2023 겨울방학 중고생 도쿄 2주 프로그램은 어학연수 과정과 문화 탐방 과정이 혼합된 형태로, 매우 내실 있게 운영되었다. 오전 어학연수 시 학습한 일본어를 오후 문화 탐방 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었기에 최적의 외국어 학습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참여한 학생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일본의 교통 사정에 대해 깊이 이해했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레 문제 해결 능력이 향상되는 기적을 경험하였다. 이는 자신의 직접 경험을 통해 체득한 정보이기 때문에 장기간 기억에 깊이 새겨질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외국어 학습뿐만 아니라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글로벌 감수성의 신장과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지닐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교실 환경에서의 학생들은 가르침의 대상이었으나 일본에서 만난 학생들은 더 이상 가르침의 대상이 아니었다. 때로는 든든한 지원자, 때로는 깨달음을 일깨워주는 특별한 무언가 이기도 했다. 아이들의 가능성은 무한하고, 그 능력 또한 무한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연수가 막바지로 다다를 무렵 참가 학생들의 소감문을 받아 읽어볼 수 있었다. 소감문을 통해 아이들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였음을 확인하였고, 이 프로그램의 참된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일본의 속담에는 かわいい子には旅をさせよ라는 말이 있다. ‘어여쁜 아이는 여행을 보내라라는 뜻으로,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많은 가치와 감정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상징적으로 나타낸 속담인 것이다. 우리 아이들 역시 2주간의 뜻 깊은 여행을 통해 내·외적인 성장을 이뤄냈으리라 생각한다. 그것은 비단 학생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솔 교사인 나 역시 학생과 함께 배우고 성장하였으며,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홈스테이 가정을 통해 일본인의 따스함을, 일본의 교통 체계를 통해 전차 왕국 일본의 거대함을, 일본의 살인적인 교통비를 통해 한국 교통 체계에 대한 감사함을, ‘함께함을 통해 얻은 우리만의 소중한 추억을,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간의 초라함을, 힘든 시련이 닥칠 때 꺼내 볼 수 있는 눈부신 성장일기, 헤어짐의 눈물을 가슴 깊이 간직할 수 있는 강인함을. 우리는 얻을 수 있었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만남헤어짐을 반복한다. 나에게 있어 이번 인솔을 통한 아이들과의 만남그리고 헤어짐은 오랜 시간 가슴 깊이 간직될 소중한 인연이 되었다.

 

언젠가 운명처럼 스치듯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언젠가 또 함께 모험할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