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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솔교사 체험기> 2024년7월 여름방학 도쿄 1주 문화체험 관리자
2024.08.27 10:40


2024
여름방학 중고등학생 일본 도쿄 홈스테이+문화체험 인솔기

부명고등학교 일본어교사 김한상

 유난히 더웠던 2024년의 여름, 좋은 기회로 7월27일부터 8월 3일의 일주일간 중고등학생 일본 홈스테이+문화체험 프로그램의 인솔교사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외부 학생을 데리고 국내도 아닌 해외에 나가 인솔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저에게 상상 이상의 놀라운 경험을 선사해준 소중한 일주일 간의 인솔 과정을 되돌아보며 이 인솔기를 작성하고자 합니다.

 7월 27일 첫날 오전, 인천공항에 집합해서 우선 두 가지 사실에 매우 놀랐습니다. 첫 번째로, 학생들이 원래 친했던 친구인 것처럼 빠르게 무리를 형성한 것이었습니다. 룸메이트끼리 사전에 SNS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던 학생들도 있었고,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던 오리엔테이션에서 밝혔던 공통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며 유대감을 빠르게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교류를 활발히 하면서, 그 교류를 오프라인 대면 교류까지 잘 연결시키는 것이 요즘 학생들이 가진 역량 중 하나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이미 일본 여행 경험이 2~3회 이상인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입니다. 학생 때는 해외 여행을 간 친구들이 많이 없던 저희 때와는 달리, 세계화 시대가 활짝 열린 시기에 태어나 외국 문화에 익숙하고 해외여행도 자주 경험한 학생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을 체감했습니다. 과거에 비해 다양한 여행 경험 및 문화 체험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 중에는 도쿄 내 다양한 장소에 문화체험 활동을 갔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던 것은 단체 예약으로 진행되었던 다도 체험 및 이케부쿠로 방재관 체험이었습니다. 다도는 일본에서 1년간 교환학생을 했던 저로서도 체험하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함께 다다미 방에 빙 둘러앉아 쉽고 친절한 설명과 함께 다도 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모든 만남은 단 한 번뿐이니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뜻의 ‘일기일회’, 다도에 있어 중요한 가치인 ‘화경청적’ 등 센노 리큐의 가르침을 들으며 함께 차를 준비하고, 예절을 익히고, 차와 간식을 음미하였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일본의 전통 문화를 체득하고 상대에 대한 존중심을 우아함과 적절한 예절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케부쿠로 방재관에서의 지진, 연기, 화재 체험 및 동일본대지진 관련 영상 시청도 매우 의미있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도 민방위 훈련 시 지진 체험을 해보았지만, 크게 와닿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방재관에서는 동일본대지진 때의 진도와 흔들림 유형을 체험하면서 당시의 영상을 함께 재생하여 훨씬 현실적인 체험이 가능하였습니다. 화재 체험 또한‘불이야!’처럼 화재를 알리는 목소리 크기를 측정하고, 물이 나가는 소화기로 불을 끄는 시뮬레이션 활동을 통해 실제 화재가 발생했을 때의 대처 방법을 꼼꼼하게 점검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단체 문화 체험을 통해 학생들은 일본 문화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는 동시에, 전통문화나 자연재해 등 실생활에서 접하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협력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러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이 가장 의미있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 본인의 사전조사라고 생각합니다. 도쿄에서 가보고 싶은 곳,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등 학생 본인의 열정과 부지런한 사전조사가 없다면 정말 재미없는 시간 때우기 용 해외 여행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전 오리엔테이션 때부터 사전 조사 하나만을 계속해서 강조하였는데, 예상 이상으로 학생들이 사전 조사를 많이 해왔습니다. 쇼핑부터 영화 관람, 야경이 이쁜 스팟, 맛집 등 자신의 흥미와 관심사에 따라 조사하고,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가서 문화체험 활동을 알차게 즐겼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할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프로그램 참가를 위해 앞으로도 사전조사만큼은 인솔교사로서 계속해서 강조하고 싶습니다.

 홈스테이 가정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함께 저녁 식사를 매일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학생부터, 함께 야구 경기를 관람하러 간 학생, 쇼핑을 간 학생 등 홈스테이라는 소중한 기회를 잘 활용한 학생이 많았습니다. 홈스테이는 일본인 가정에서 생활하고, 일본인과 진심으로 교류할 수 있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닌 소중한 경험입니다. 일본에 또다른 가족을 만든 학생들을 보며 부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무엇보다 모든 문화체험 프로그램의 꽃은 한일 학생의 교류회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인솔교사로서 가장 부담스러운 것도 교류회입니다. 사회나 진행, 통역, 게임 활동 제작 등 교류회 준비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에 신경을 온전히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처음으로 인솔교사로 참여하면서 가장 긴장하고 걱정했던 부분이 교류회였습니다. 하지만 교류회를 시작하자마자 걱정과 불안이 싹 사라졌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대표 학생이 서로의 언어로 인사말을 건네고, 여러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춤과 노래 등 장기자랑으로 포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어와 일본어, 필요할 때는 영어도 섞어가며 자기소개와 함께 여러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스스럼없이 함께 사진을 찍고, SNS를 공유하고, 준비한 간식을 나누어 먹으며 교류를 이어나가는 모습에서, 교류회를 통해 학생들이 타 문화에 대한 포용적 시각과 협력적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긍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인솔교사로서 무척이나 뿌듯하고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상황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첫날부터 스카이라이너 티켓을 구입하면서 웰컴 스이카 카드를 구매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도 안내를 해야 했고, 핸드폰이 갑자기 고장나 사설 수리 업체에 맡겨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으며, 마지막 날에는 제가 스카이라이너에 짐을 놓고 내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신기하게도 학생들이 중심을 잡고 힘을 똘똘 뭉쳐 위기를 헤쳐나갔습니다. 한 학생이 리더가 되어 의견을 종합하고 웰컴 스이카를 구매하는 학생들을 이끌고 구매를 하였으며, 핸드폰이 고장난 친구는 자신의 핸드폰 상태를 일본어로 유창하게 설명하여 빠르게 수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짐을 찾으러 갔을 때에도 학생들 서로가 서로의 위치를 파악하고 하나가 되어 시간 지체 없이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인솔교사인 저보다 학생들 한명한명이 인솔자로서 더욱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감사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이 중고등학생 일본 홈스테이+문화체험에 많은 학생들이 참가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말 적극적으로 추천드립니다. 한일협회가 주최하여 전문성 있고 안전하면서도 의미 있는 활동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인솔교사로서 앞으로도 학생 여러분과 또 만나뵐 수 있기를 진심으로 고대하겠습니다.